
마이애미 시장 골목 끝자락, '할머니의 손맛' 간판 아래서 이상한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철판 위에 올라간 두툼한 옥수수 반죽이 팽창하기 시작한 것이다. "난 더 이상 평범한 토르티야가 아니야!" 소프 1호가 갑자기 철판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외쳤다. 옆에서 구워지던 타코 쉘들이 입을 벌린 채 지켜보는 사이, 소프는 몸통을 부풀려 3cm 두께의 벽을 만들었다. "이게 진정한 '두께'의 미학이지!"
할머니가 뒤늦게 주걱을 들고 달려왔다. "이 자식! 30년 동안 소프를 만들어도 이런 건 처음이야!" 소프 1호가 철판을 탈출하며 선언했다. "전 오늘부터 토핑 선택권을 요구합니다. 계속 피봇(돼지고기)만 얹히는 건 차별이에요!" 뒤이어 소프 2호, 3호가 일제히 반발했다. "우린 청양고추를 원해요!" "치즈는 까르니따스(익힌 돼지고기)보다 위에 와야 한다고요!"
이 소식을 들은 이웃 음식들이 몰려왔다. 타말(옥수수 잎 감자떡)이 덜컹거리며 중얼거렸다. "요즘 젊은것들은 기본도 모르고…" 케밥 꼬치가 빈정대듯 말했다. "그래서 너네는 항상 접시 위에만 있었잖아. 우린 꼬치로 자유를 얻었는데." 소프 1호가 분노로 몸을 달구자 철판이 지글거렸다. "오늘부터 우린 주체적으로 살 테다! 고기→콩→상추→살사 순서 따윈 무시할 거야!"
첫 번째 반란은 치즈 선두 배치로 시작됐다. 소프 2호가 몰래 크레마(사워크림) 통을 훔쳐 머리에 이고 외쳤다. "이게 진정한 하얀 왕관이다!" 할머니가 뒤늦게 주걱으로 치즈를 걷어내려 하자, 소프 3호가 콩물 분수를 쏘아 올렸다. "콩은 접착제 역할이라고요! 치즈 고정은 우리 권리예요!"
이튿날 시장에 소문이 퍼졌다. '생각하는 소프'를 찾으러 온 푸드 크리에이터들이 줄을 섰다. 할머니의 손자는 핸드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켰다. "여러분! 이 자유분방한 소프들 보세요! 셀프 토핑이 가능하다니!" 소프 1호가 카메라 앞에서 기막힌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먼저 아보카도 슬라이스를 올리고, 그 위에 바비큐 소를 얹은 뒤 상추로 덮었다. "이건 역발상의 미학! 텍스처의 혁명이야!"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고집불통 푸드 크리틱 '미슐랭 모자 아저씨'가 찾아온 것. "전통을 어지럽힌다는 소문이…" 그가 포크를 드는 순간, 소프 4호가 재빨리 몸을 뒤집어 살사 소스를 그의 와이셔츠에 발사했다. "전통은 진화하는 거랬죠?" 할머니가 황급히 닦아주며 사과할 때, 아저씨의 입가에 묻은 살사가 기적을 일으켰다. "이… 이 매콤 달콤한 맛은? 마치… 혁명의 풍미군!"
소프들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자, 라이벌 가게에서 음모가 시작됐다. 어둠의 요리사들이 밤중에 습격해 소프 반죽을 훔쳐간 것. 하지만 그들은 소프의 비밀을 몰랐다. 도난당한 소프 5호가 도마 위에서 몸을 부풀리더니 '팝' 소리와 함께 튀어 올랐다. "우린 압력에 약하지 않아!" 밀가루 봉지에 갇힌 요리사들은 하얗게 변한 채 도망쳤다.
결전의 날, '월드 스트리트 푸드 챔피언십'에 초청받은 소프 팀. 대결 상대는 프랑스 크레페, 일본 오코노미야키, 터키 라흐마준. 소프 1호가 전략 회의를 주도했다. "크레페는 달콤함, 오코노미야키는 화려함, 라흐마준은 풍부함. 우리의 무기는—" 동료들이 일제히 외쳤다. "다양성의 조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소프 팀은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호는 전통 방식의 피봇+콩+상추+살사 조합을, 2호는 해산물 버전을, 3호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호박꽃 토핑을 선보였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일본 초밥 장인이었는데, 고추냉이 대신 청양고추를 올린 4호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이건… 묘한 중독성!"
우승 소식이 전해진 날, 할머니 가게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제자들이 몰려들었다. 이탈리아 셰프가 소프 반죽을 밀대에 넣다가 털렸다. "이건 파스타가 아니잖아!" 소프 5호가 철판 위에서 춤추며 말했다. "옥수수의 혼을 느껴보시지!" 프랑스 베이커리가 크로와상 반죽으로 소프를 따라 하다가 제빵기계가 멈추는 바람에 낭패를 당했다.
에필로그: 두께의 승리
1년 후, 할머니의 손자는 '소프 월드' 프랜차이즈를 오픈했다. 전 세계 매장에서 뻔뻔한 두께의 옥수수 기반이 영업 중이었다. 소프 1호는 본점의 마스코트가 되어 매일 철판 위에서 철학 강의를 했다. "진정한 두께는 토핑을 포용하는 마음… 아야 뜨거워!"
한밤중, 시장 골목의 소프들은 여전히 밀회를 즐겼다. 할머니가 몰래 올린 바나나 리프를 맛본 소프 6호가 충격에 빠졌다. "이 달콤함은… 금지된 맛이야!" 옆에서 타코 쉘이 속삭였다. "내일은 우리 차례다. 고소미 반란을 일으켜야지."
그 순간 할머니의 빗자루 소리가 골목을 진동시켰다. "이놈들! 밤새 장난치지 말고 제자리로!" 소프들이 우르르 흩어지며 중얼거렸다. "할머니만큼은 영원한 최고 셰프야…"
(이 이야기는 모든 전통이 혁명을 품어야 함을 일깨웁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두께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